세계문학 오노레 드 발자크의 '골동품 진열실' 줄거리와 감상 후기를 기록해보고자 합니다.
골동품 진열실 줄거리
노르망디 지방의 작은 도시인 알랑송 귀족들은 노(老) 후작 카롤 데그리뇽의 살롱에 모여 배타적인 사교계를 형성합니다.
유서 깊은 데그리뇽 가문은 프랑스 대혁명으로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습니다. 공포정치 때 데그리뇽 후작은 숨어 지내면서 목숨은 부지하지만 그의 성은 파괴되고, 대부분의 재산은 국유재산으로 몰수되어 매각됩니다.
부르주아들은 이 사교계에 끼어들 수 없게되자 늙은 귀족들을 비웃는 의미로 그들의 살롱을 '골동품 진열실'이라고 별명을 붙이죠.
데그리뇽 후작의 외아들인 '빅튀르니앵'은 무기력한 귀족 청년을 대표하는 격입니다. 잘생긴 외모를 지녔지만 무기력하고 책임감이 없는 인물입니다. 어려서부터 방탕과 쾌락에 빠져 여러 문제를 일으킵니다.
그러자 데그리뇽 가문의 집사였던 공증인 쉐넬은 빅튀르니앵의 장래를 걱정하며, 데그리뇽 후작에게 파리로 유학을 보내자고 제안합니다. 하지만 빅튀르니앵은 파리에 가서도 도박과 여자에 빠져 엄청난 빚을 집니다.
그의 빚을 탕감해주다가 쉐넬 역시 전재산을 날리고, 빅튀르니앵은 문서 위조라는 중죄를 저지르고 고향으로 도망쳐 옵니다. 그는 쉐넬과 고모인 아르망드 양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감옥살이는 면하지만, 비열한 부르주아인 '뒤 크루아지에'의 조카딸과 신분에 어울리지 않는 결혼을 하게 됩니다.
아내가 가져온 지참금으로 파리에서 사교 생활을 즐긴다는 후일담이 들려오며 작품은 막을 내립니다.
귀족 계급의 몰락
골동품 진열실은 부르주아들이 시대에 뒤떨어져 현대 세계를 제대로 바라보고 있지 못한 늙은 귀족들을 빈정거리며 지은 별명입니다. 귀족들의 낡은 사상과 관습을 고집하는 모습이 고리타분해 보였겠죠. 그래서 그들의 살롱 역시 고리짝에 불과한 골동품과 같다고 하여 비꼬고 있습니다.
발자크는 귀족계급이 과거 가문의 전통에 집착하는 과거 지향적인 모습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데그리뇽 후작 역시 가문의 영광과 귀족가문으로서 자존심이 굳센 인물입니다. 반면, 데그리뇽 가문을 위해서라면 목숨도 바칠 공증인 쉐넬은 비교적 세상의 변화와 사태를 올바르게 파악하고 있습니다.
쉐넬이 옛 주인인 데그리뇽 후작에게 시대의 변화에 대해 조심스럽게 암시를 하면, 데그리뇽 후작은 언젠가 귀족 가문의 성쇠가 오리라고 대꾸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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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vs 부르주아 계급투쟁
소설에서는 귀족으로 대표되는 데그리뇽 가문과 부르주아로 대표하는 '뒤 크루지에'간의 갈등이 나옵니다.
뒤 크루아지에는 돈이 많은 부르주아로 신분 상승을 위해 데그리뇽 후작의 여동생인 '아르망드 양'에게 혼담을 제안합니다. 하지만, 신분에 어울리지 않는 결혼이라며 아르망드 양은 괘씸해하죠.
자존심이 상한 뒤 크루지아지에는 복수를 꿈꾸죠. 빅튀르니앵이 파리에서 빚을 지자 그에게 돈을 빌려주며 더욱 방탕한 삶에 빠지도록 유도합니다.
빅튀르니앵이 감옥에서 나올 수 있도록 힘써주는 대가로 자신의 조카딸과 결혼시키기로 거래합니다. 결국 빅튀르니앵은 귀족 가문과 혼사를 통해 귀족 가문의 일원으로 합류하게 됩니다.
소설에서 귀족과 부르주아의 계급투쟁이 나오지만 귀족 계급은 힘도 써보지 못하고, 계급투쟁에서 실패하고 맙니다. 발자크가 현재 사회 흐름을 명확하게 분석하고 판단하여 소설을 집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치적으로 보수적이었던 발자크지만 그의 작품 세계는 진보적이었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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