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엘리자베스 인치볼드의 <단순한 이야기>에 대해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모녀의 대조적인 삶을 그리고 있습니다.
<단순한 이야기>는 엘리자베스 인치볼드의 대표작이며, 문학동네에서 국내 초역된 작품입니다.
엘리자베스 인치볼드
엘리자베스 인치볼드는 18세기 영국에 활동했던 여성 작가입니다.
혀가 짧다는 신체적 약점에도 불구하고 배우가 되기 위해 런던으로 가서 극단에서 활동합니다.
그녀는 여성이라는 점과 가톨릭교도로서 차별을 겪지만 포기하지 않고 연기를 이어나갑니다.
엘리자베스 인치볼드는 1784년 첫 소극 <무굴인 이야기>가 큰 성공을 거두자 희곡 창작에 몰두하였고, 극작가이자 연극 비평가로서 왕성한 활동을 하였습니다.
줄거리
<단순한 이야기>의 전반부는 엄마인 밀너 양의 삶이 그려지고, 후반부에는 딸인 머틸다의 삶이 그려지고 있습니다.
서른 살인 도리포스 신부는 젊었을 적 우연히 알고 지냈던 고 故 밀너 씨의 부탁으로 열여덟 살 난 딸 밀너 양의 유일한 법적 후견인이 됩니다.
도리포스 신부는 밀너 양에게 절제와 검소한 삶의 미덕을 가르치려고 하지만 밀너 양은 사교계에 놀러 다니며 사치와 향략을 즐기며 자랍니다.
밀너 양은 점점 도리포스 신부에게 사랑을 느끼지만 신부라는 장벽에 부딪혀 자신의 감정을 삭이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도리포스 신부의 친척이 막대한 유산을 남기고 사망합니다.
친척의 유산을 물려받은 도리포스 신부는 엘름우드 백작이 되면서 신부 자리를 사직합니다.
그러자 밀너 양은 친구 우들리 양의 도움을 받아 도리포스 신부에게 자신의 감정을 알리게 되고, 내심 그녀를 사랑하고 있던 엘름우드경은 그녀와 결혼합니다.
그러나 그들의 행복했던 결혼생활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엘름우드경이 잠시 외국에 나가 있는 사이 밀너 양은 다른 귀족과 바람을 피우게 됩니다.
밀너 양은 이 사실을 들킨 뒤, 시골로 가서 은거합니다. 깊은 복수심에 불타오른 엘름우드경은 자신의 딸인 머틸다마저 집에서 내쫓고, 어머니 밀너 양에게 보냅니다.
이후, 밀너 양은 사망하고 마틸다는 엘름우드경 눈에 띄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엘름우드 백작의 집에 들어오게 됩니다.
머틸다는 멀리서 아버지를 바라보며 그리워합니다. 그러나 머틸다는 엘름우드경과 정면을 마주치는 실수를 하고 집에서 쫓겨납니다.
머틸다를 흠모하던 한 망나니 귀족은 그녀를 납치하고, 딸의 납치 소식을 들은 엘름우드경은 그녀를 구하러 갑니다. 엘름우드경은 머틸다를 딸로 인정하며 부녀 관계를 회복합니다.
쏭잉차의 주관적 감상
어머니와 딸의 대조적인 삶
어머니 밀너 양은 경솔한 면도 있지만, 주체적이며 자신의 감정에 따라 당차게 살아가는 생기 넘치는 캐릭터입니다. 엘름우드경에게 자신의 생각을 굽히지 않으며, 자신을 비난하는 샌퍼드 신부에게도 할 말을 하는 성격입니다.
반면, 딸 머틸다는 순응하고 인내하는 여성입니다. 아버지 엘름우드경의 명에 복종하며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며 살아갑니다. 머틸다는 수동적인 여성으로 그려집니다.
당대 소설적 전통 비틀기
당대 소설적 전통은 천방지축인 여성이 결혼하면서 교화되고 순종적인 여성으로 변하는 것이었습니다. 교태녀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이 깔려 있었죠.
그러나 <단순한 이야기>의 밀너 양은 전통적인 소설 속 여주인공과는 다릅니다.
먼저, 교태녀로 비쳤던 밀너 양은 철없고 경솔하기만 하지는 않습니다. 밀너 양은 마음이 따뜻하고 여리며, 인간적인 인물입니다.
그리고 결혼 후에도 밀너 양은 자신의 욕망을 버리지 않고, 자신의 천성대로 살아갑니다.
작가 엘리자베스 인치볼드는 여성 작가, 배우로서 받았던 차별과 당시 강조되던 순종적인 여성상에 반발심을 느끼지 않았을까요?
그녀의 비판의식이 전통적인 여성상을 벗어난 밀너 양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균형 잡힌 전개, 균형 잡힌 삶
주체적인 엄마를 뒤이은 순종적인 딸의 모습은 균형 잡힌 전개로 안정감을 주며, 독자에게 균형적인 삶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합니다.
욕망과 감정에만 충실하게 사는 것. 절제하고 인내만 하며 사는 것.
우리는 둘 중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 살 수는 없습니다.
때로는 욕망을 표출하며 살고, 때로는 감정을 절제하며 살기도 합니다.
우리의 인생은 이렇듯 삶이라는 저울에서 수평을 맞추며 흘러갑니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인생이란 삶의 균형을 맞추며 살아가는 것'이라는 보편적인 삶의 원리를 말하고 있습니다.
이상으로 엘리자베스 인치볼드 <단순한 이야기>의 줄거리와 감상을 말씀드렸습니다.
'독서노트📖 > 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민진 [파친코] 줄거리 감상 우리 민족 역사 일대기 민족의 정체성 (0) | 2023.06.15 |
---|---|
애너벨 앱스 [미스 일라이저의 영국 주방] 줄거리 감상 (0) | 2023.05.30 |
에밀 졸라[돈] 돈을 향한 인간의 욕망과 탐욕과 파멸 (0) | 2023.05.12 |
어니스트 헤밍웨이[무기여, 잘 있어라] 전쟁의 참혹함 허무주의 인류애 회복 (2) | 2023.05.09 |
서머싯 몸[달과 6펜스] 원초적인 본능과 문명화된 세계의 충돌 (0) | 2023.05.06 |
댓글